※ 원문에서 인용한 사료분석내용 입니다. 출처는 글 하단을 참조해 주세요.

이 글을 읽으면서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 글은 수원삼성 서포터 그랑블루(당시 사이버윙즈)의 초창기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쓴 회고록 성격의 글입니다.

작성 시점은 90년대 말~2000년대 초로 추정되며, 특정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니라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료에 가깝습니다. 수원 서포터 본인이 썼음에도 불구하고 유공 시절의 응원 활동과 수원 초창기의 열악한 환경을 미화 없이 담담하게 적어두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뢰도가 높은 자료라 할 수 있습니다.

① 작성자가 직접 밝힌 출발점 — 유공 응원

이 글의 작성자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나는 붉은 악마다. 올해(97) 중반부터 언론에 큰 이슈로 자리매김하였던 붉은악마. 이름이 붉은악마로 자리매김한 것이 얼마되지 않아서이지 사실 붉은악마의 전신은 95년부터였다. 당시 동대문 운동장에서 유공 코끼리를 응원하였던 하이텔 축구동."

스스로를 붉은악마의 전신으로 규정하면서, 그 출발점을 유공 코끼리 응원으로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유공 응원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음을 작성자 본인이 직접 증언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유공을 응원하게 된 이유도 구체적으로 적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들의 꿈! 한국축구의 발전이자 유럽/선진 축구문화 조성이라는 바로 그점이었다."

단순히 팀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치관이 맞았기 때문에 응원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계도 솔직하게 적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러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부족하였으며 축구동내의 몇십명으로서는 2만 5천여석의 동대문 운동장의 분위기를 띄우기는 너무나 힘들었던 것이다."

인원이 부족했고, 분위기를 띄우기 어려웠으며, 주변에서 아르바이트생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 분은 그 시절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경험이 수원으로 이어지는 토대가 되었다고 자연스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② 수원 초창기 — 유공과 다를 바 없던 조건

그렇다면 수원 초창기는 어땠을까요. 작성자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모였던 인원은 초라했다. 10명도 되지 않은 인원이었다."

유공 시절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원이 적었고, 경찰과 시비가 붙었고, 구단 측조차 반신반의했습니다. 수원 응원진도 구단의 지원과 접촉 속에서 조금씩 체계를 잡아나간 것이지, 처음부터 완전한 자발적 조직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원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 역시 작성자는 솔직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95년 축구동 송년회 당시 수원구단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 유럽식 클럽 운영, 성인층 마케팅, 축구전용구장 추진 등의 비전을 제시했고, 그에 대한 상세 설명 다수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즉,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가 있었고 그에 응한 것입니다.

③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중 잣대

여기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생깁니다.

일부에서는 유공 시절 응원을 두고 "프로젝트성이었다", "진짜 자발적인 서포터가 아니었다", "인원도 얼마 안 됐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면 수원 삼성 서포터즈 역시 초창기도 정확히 같은 조건이었습니다. 10명 남짓한 인원, 구단 관계자와의 긴밀한 협조, 반신반의하던 주변 시선.

이것을 수원에 적용하면 "서포터의 위대한 시작"이 되고, 유공에 적용하면 "인정할 수 없는 활동"이 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마치 같은 씨앗을 두고, 어느 밭에 심었느냐에 따라 꽃이라고도 하고 잡초라고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씨앗 자체는 똑같은데 말입니다.

이 글은 수원 서포터가 직접 쓴 글이고, 그 안에 유공 응원의 역사가 당당하게 담겨 있습니다. 어느 한쪽을 띄우거나 깎아내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당시를 직접 겪은 사람의 솔직한 기록이기에 더욱 무겁게 읽힙니다.

서포터 문화의 뿌리를 이야기할 때는, 경기장에 직접 나가 목청껏 응원했던 역사라면 어느 팀이었든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게 유공이든 수원이든, 시작은 모두 초라했고, 바로 그 초라한 시작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서포터 문화가 된 것입니다.

📌 원문 출처
제목: [수원☆] 그랑블루 초창기 자료.
작성자: 멀티팩
게시판: 아이러브사커 카페 — 국내토크
작성일: 2010. 05. 19
원문 링크: https://m.cafe.daum.net/WorldcupLove/R6/233553
※ 본 글은 위 원문을 분석·평가한 글이며, 인용 구절은 형광펜으로 표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