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부천 유공 응원단은 목동운동장에서 본 적도 없다"
"1995년 이후 명맥이 끊겼다."
"1995년 유랑응원단으로 수명을 다한 후 수원삼성 서포터즈로 옮겨갔다." 등등.

이 주장의 문제는 틀렸다는 것이 아닙니다. 증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없었다"는 부재의 증명은 "있었다"는 존재의 증명보다 훨씬 높은 입증 책임을 집니다.

존재를 증명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자료라면 충분합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그 자료가 여럿 있었고, 또 하나의 있어서는 안 되는 자료를 공개합니다.

"1995년 5월 20일" 스포츠조선은 유공 구단이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팬과 함께 응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해 "9월 13일 동대문 경기 영상"에는 자발적 응원의 현장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이미 공개된 "1996년 목동 개장 경기 영상"은 연고지 이전이라는 대규모 진통 이후에도 활동이 단절되지 않았음을 증명합니다. 신동일님과 송기룡님의 하이텔 게시글은 당시 커뮤니티 안에서 부천 서포터즈의 활동이 공공연히 인지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 자료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교차 검증됩니다.

1996년 6월 6일, 공중파 뉴스 카메라는 하이텔 축구동호회 회원들이 PC통신을 통해 축구 문화를 논하는 장면을 그대로 포착했습니다. 이 영상이 결정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당사자가 만든 자료가 아닙니다. 제3자인 언론이 독립적으로 취재하고 방영한 기록입니다. 사후 조작이나 과장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서 예상되는 반론은 뻔합니다. "그건 그냥 하이텔 축구동호회라는 단체 이름으로 나온 거지, 공식 유공 서포터즈가 아니지 않느냐."

참 궁색한 말장난입니다. 당시 '하이텔 축구동호회'는 대한민국 축구팬 전체를 아우르던 거대한 울타리였습니다. 그 안에서 선구자들은 1995년 유공 코끼리를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주체적인 응원 문화를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1996년 수원삼성의 창단과 이후 안양LG의 연고지 이전 등을 거치며, 축구동 내의 이 자발적 인프라는 각자가 지지하는 팀을 찾아 자연스럽게 분산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팀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1995년 유공을 응원했던 이들의 엄연한 '일부'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그 스탠드를 지키며 유공 응원단의 명맥을 이어 나갔습니다.

  • 만약 "하이텔 축구동호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어난 움직임이니 인정할 수 없다"고 우긴다면, 본인들이 시초라고 자랑하는 수원의 '사이버윙스' 역시 똑같이 하이텔 축구동호회에서 갈라져 나온 모임이라는 모순에 직면하게 됩니다.

같은 뿌리에서 뻗어 나와 각자의 길을 찾아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출발은 정통성 있는 시초이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 부천 유공 팬들의 모임은 무효라는 식의 이중잣대는 사료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또 다른 반론인 "소수였으니 정식 서포터즈가 아니다"라는 논리 역시 결국 스스로를 겨눕니다.

수원삼성 서포터즈 역시 1996년 초반에는 학생 회원들의 시험기간이 겹치면 홈경기 스탠드에 고작 4~5명만 남을 정도의 소수였습니다.

본격적인 팬 붐업은 1997년 이른바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한일전 이후, 그리고 팀의 연이은 우승이 맞물리면서 비로소 이루어졌습니다. 수원의 지금 규모는 1996년의 결과가 아닙니다. "소수였다"는 사실이 존재를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면, 그 기준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공식 명칭이 없었다"는 반론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명칭은 조직 존재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구성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교류하고 응원을 조직했다면, 그것은 이미 주체적인 조직적 활동입니다.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주장이지만, 날짜가 말해줍니다. 수원삼성 측이 서포터즈 출발점으로 내세우는 하이텔 사이버윙스 개설은 1996년 1월입니다. 그 이후인 6월, 부천 유공 팬들은 이미 공중파 뉴스에 등장할 만큼 활동이 가시화되어 있었습니다.

이 수많은 교차 자료들을 하나씩 전면 반박하지 않는 한, "없었다"는 주장은 철없는 억지이자 비명으로 남을 뿐입니다.

  • 기록은 주장을 이깁니다. 그리고 이 동영상 역시 나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 적어도 그들에게는.

[1996년 6월6일 KBS NEWS 영상-풀 영상은 사료관 참조]